메르스도 그 여름의 이슈현장에서는 집객을 막아내지 못했다.
매일 천명이 넘는 방문객이 모델하우스를 찾았고, 청약 또한 성공적이었다.
전매도 가능한 때였기에 모델하우스 안팎으로 당첨자들과 매수자들의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빠른 템포의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뒤섞인 홀에는 상담을 받는 이들과 당첨 후 검수받는 사람들,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서 오세요
햇볕에 그을린 중년의 남자가 상기된 얼굴로 누런 대봉투를 들고 서있다.
-검수하러 오셨어요?
-네
신분증으로 당첨자 확인을 하고, 서류봉류를 받아 들었다.
꽤 좋은 호실을 높은 가점으로 당첨된 그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몇동몇호에 당첨됐는지 스치는 누가 물어도 바로 대답할 기세였다.
-서류 보고 말씀드릴게요
-아~네
성인 자녀가 셋인 5인 가족이었고, 무주택기간도 길었다.
국토부에서 내려온 주택도 없어서 비교적 간단한 검수였다.
-선생님, 부양가족수도 무주택기간도 문제는 없는데, 서류가 몇 가지 빠졌습니다.
-네? 다 챙겨 왔는데요
-등본상에 20대 초반 따님이 셋 있는데, 만 18세 이상의 경우 미혼인 경우만 가능해서 혼인관계증명서가 첨부되어야 부양가족으로 인정되거든요.
-아이고 결혼은 무슨..
-네~ 검수서류라.. 주민센터에서 세분 혼인관계증명서 떼서 같이 제출 부탁드릴게요
-예~예~ 떼서 바로 이리로 오면 되죠
-네~ 바로 도와드릴게요
서류를 다시 챙겨 일어서는 그에게 멀찍이 앉아있던 부동산실장이 놀라 따라붙는다.
빠진 게 있어서 바로 떼오면 된다고 안심시키는 그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는 부동산실장이 마뜩잖다.
벌써 매수자를 맞춘 모양인데, 검수가 빨리 끝나지 않아 짜증이 났나 보다.
프리미엄을 얼마나 받았는지 발걸음을 서두르는 그의 뒷모습에 다급함이 가득하다.
삼십 분은 더 지났을까 다시 나타난 그의 얼굴에 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흙빛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봉투에 넣지도 못한 서류를 손에 들고 그가 다시 내 앞에 앉았다.
-막내가... 장난으로 남자친구랑.. 혼인신고를 했다네요
-네?
받아 든 서류 속 만 20살짜리의 혼인신고서엔 배우자가 있었다.
-아...
-제가 계속 데리고 살고 있거든요. 집을 나간 적이 없는데, 장난으로 한 모양인데, 어떻게 안될까요?
그는 간절했고, 그의 어깨너머 보이는 부동산 실장은 연신 화를 내며 누군가와 통화 중이다.
-죄송합니다. 기혼자녀 부양가족 포함되지 않아서 5점 감점돼버리면 커트라인 아래라 부적격이십니다.
-안되는데...
-당첨포기각서랑 계좌부활 요청서 쓰고 가시면 부적격으로 처리되고 6개월 후 청약 가능하십니다.
그는 한참을 한숨만 내쉬고 앉아있었다.
뒤에서 씩씩거리며 서있는 실장이 무척 거슬린다.
부양가족수 오류는 흔히 있는 부적격 사유입니다.
이제는 본인을 부양가족수에 넣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기혼자녀 또는 이혼한 자녀를 부양가족수로 넣는 경우는 아직도 흔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청약홈에서는 공고 후 청약을 미리 연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세대 구성원 등록 및 동의 절차를 거치면 세대원 전체의 주택소유여부 및 자격, 가점등을 미리 체크해 볼 수 있어 부적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니 꼭 한번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위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직계비속의 혼인신고를 몰랐다는 사실 외엔 모두 픽션입니다.